Tea기록.

Tea기록. 다즐링과 냉침을 처음으로 마시게 됐다.

리야기 2025. 1. 2. 01:15

벼르고 벼르다 다즐링 티를 샀다.
내 Tea라이프는 가성비가 우선이기에 품질도 가격도 적당하기로 소문난 트와이닝 퓨어 다즐링 티로 선택했다.

 
다즐링은 인도의 지역이름이라고 한다.
다즐링 티 특징은 상큼한 머스캣 향기라고 해서 우려와 기대를 가졌다.
상큼한 향이 특징인 만큼 냉침으로 마시는 게 좋다는 많은 데이터를 보고 포장을 뜯자마자 바로 찬물에 잎차를 넣었다.
냉침은 8시간에서 16시간 정도 우리는게 좋은데 하루이상 지나면 씁쓸한 맛이 강해진다고 해서
8시간째 찻잎을 거르는 수고도 들였다.
 

처음으로 마셔본 다즐링 차는 산뜻했다.
후각에 둔한 편이라 포도향까지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마셨던 다른 차들보다 산뜻, 상큼한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고 끝맛이 굉장히 깔끔하다.
그리고 상큼한 향이 인공적이지 않아서 거부감이 전혀 없다.
 
나는 확실히 가향티보다는 순수티가 잘 맞는 것 같다.
며칠째 먹고 있는 얼그레이는 이제야 조금 적응됐지만 처음 제대로 마셨을 때 베르가못 특유의 향이 역했다.
쟈스민이나 고수를 먹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그 정도로 먹지 말아야 하는 것을 먹는 느낌이 어렵다.
그래서 차의 양, 우리는 시간 등을 조절해서 맛이 진한 티푸드와 함께 할 때는 곧잘 먹는 정도로 적응했다.
 

 
다즐링은 저런 수고 없이도 입맛에 딱 맞았다.
냉침이라 더 산뜻하고 개운하게 느꼈는지 가늠이 안돼서 내일은 꼭 따뜻하게 먹어야지라는 결심을 바로 했다.
그리고 우유 없이 마실 예정이다.
다즐링은 가볍고 상큼해서 우유를 넣으면 겉돌 것 같은 느낌이다.
 
블랙티나 얼그레이는 쌉싸름하고 묵직해서 우유를 넣으면 크리미 해지면서 입안에 착 달라붙는데
산뜻하고 가벼운 상태에서 우유를 넣으면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맛으로 남아 불쾌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나는 궁금하니깐 100% 우유를 넣을 것이다. 
그리고 맛이 없으면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면 좋아하겠지, 아마 입맛에 맞아도 맛이 없길 바라는 마음 때문에 그 맛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다.
 
취향에 맞는 것을 찾으면 굉장히 기쁘다.
왜냐하면 나라는 사람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어디에 있어도 더 명확하고 선명한 사람으로 있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건 관심을 받거나 튀고 싶은 것과는 다르다.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는 걸 설명할 때 수월하고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간단했으면 좋겠다.
인생은 매 순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나를 복잡하거나 뿌옇게 보고 있다면 모든 선택마다 다양한 해답지를 준비해야 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게 가끔은 너무 버겁고 선택 한 뒤 쓸모없는 해답지들을 보며 허무함을 느낀 순간이 꽤 많았다.
그래서 취향을 찾아가며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걸 좋아하고, 이런 걸 잘 맞는다를 알게 되면 하나의 답지만으로도 정답률이 꽤나 높은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다.
 
 
이렇게 티타임을 가지며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