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기록.

Tea기록. 핸드메이드 밀크티를 마시게 됐다.

리야기 2024. 11. 14. 23:35

한번 우리고 남은 티백을 모아 매우 달달한 밀크티를 만든다.
티백 재활용이라니 영국사람 또는 차 매니아들이 보면 기함할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고 홍차를 그냥 좋아하는 일반인이다. 밀크티를 만들면 너무 맛없어서 주문하고 2달정도 외면하는 라라비타 멸균우유도 소진할 수 있다. 홍차의 향과 달달한 설탕이 라라비타 멸균우유의 비릿한 맛을 완화시켜준다. 티백도 알뜰살뜰쓰고 맛없는 우유도 처리할 수있는 일석이조다.
 

밀크티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우유를 전자레인지에 설탕이 녹을 정도로 살짝 데우고 설탕 넣고 티백 찢어서 넣고 24시간 냉침하면 끝이다. 24시간만 기다리면 달달하고 든든한 밀크티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밀크티는 빨리 먹고싶어서 안달나거나 당장 먹어야할만큼 맛있는건 아니라 24시간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티백이 한번 우려진거라 그런지 우유속에서 24시간 이상 담겨져 있어도 맛이 떫거나 씁슬하지 않다.
 

만들어둔 밀크티는 입맛이 없을 때 밥대신 아니면 매운음식을 먹고 달아오른 혀를 가라앉히는 용도로 먹는다.
점심으로 마라탕틈새라면을 먹었는데 근래 먹은 음식 중 가장 자극적이였다. 맵고 짜고 얼얼하고 음식에서 느낄 수 있는 온갖 자극은 다 들어있다. 눈물, 콧물, 땀을 흘리며 먹었다. 먹고나니 개운함이 밀려왔다. 요즘 말하는 도파민이 폭발하는 기분이다. 이 자극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어서 밀크티를 한잔 따랐다. 맵고 뜨거웠다가 달고 찬게 들어오니 입안과 위가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밀크티가 더욱 달게 느껴졌다.
 

매운건 매운거고 단건 단거다. 매운걸 먹고 단걸 먹는다고 매운 맛이 사라지지 않는다. 잠시 단맛이 머물렀던 것이다. 그런데 달달함이 항상 매운걸 이겼다고 착각하고 살았던것같다. 마지막에 먹는다고, 입에 달다고 묘약이 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