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기록.

Tea기록. 내가 홍차를 마시게 됐다.

리야기 2024. 11. 6. 23:07

최근 홍차를 마시게 됐다.
 
카페를 가면 괜히 Tea는 돈 아까운 생각이 들고 다도하는 모습은 복잡해보인다.
그러므로 나한테 Tea는 사치스럽고 거추장스러운 하나의 일이다.
 
그러다 요즘 푹 빠진 영국배우가 티백을 챙겨다니는 모습을 봤다.
안그래도 예전부터 영국 사람들은 왜 이렇게 홍차를 좋아할까 생각했었는데
이 영국배우는 자기는 영국식 Tea가 없는 상황이 너무 힘들다고 말하는 걸 보고 그 정도라고? 의문이 들었다.
나한테 김치 또는 쌀밥같은 걸까? 그렇지만 난 김치, 쌀밥없는 일상을 일주일은 보낼 수 있는데
얘는 영국식 Tea없이는 하루 아니 반나절도 못산다는 거잖아.
이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 어느새 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영국 티타임으로 점령당했다.
영국이 왜 홍차를 먹게 됐는지, 하루 몇번 먹는지, 애프터눈티는 뭔지 겉햛기 식으로 영국 티문화에 대해 살짝 알게됐다. 
 

식기는 중요하지 않다.

홍차 먹는거 별거 없고 끓인 물, 머그컵, 우유 살짝 이거면 끝이다. 생각했던것 보다 간단해보인다.
물론 예쁜 찻잔과 티웨어가 있으면 좋지만 그건 선택사항이니깐 무시할 수 있다.
 
그렇게 내 손으로 영국 홍차를 구매했다.
 

내가 구매한 홍차는 '테일러 오브 헤로게이트 요크셔 레드 티'
 
사실 영국사람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홍차는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티가 써진 제품이라고 한다.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티라고 대단한건 없고 그냥 홍차 회사에서 아침에 마시기 좋을거야 하고 만드는 제품이란다.
대부분 여러 차종을 혼합해서 만들고 가끔 단일 차종으로도 나온다고 한다.
나는 그걸 모르고 그냥 영국남자애가 요크셔 티를 마신다고 한걸 보고
'요크셔'를 검색 후 가장 빠르게 배송 받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한거다.
 
내 손으로 산 홍차를 처음 마셔봤다.
티백 하나를 머그컵에 넣고 끓인 물 250ml를 붓고 4~5분간 우린 후 티백을 건지고 우유 30~50ml를 넣는다. 
맛은 생각보다 둥글레차같이 구수하고 향에서 쇠맛이 아주 약간 스친다. 신기한건 떫은 느낌이 전혀 없고 입안이 인위적인 느낌없이 개운해진다. 우유를 넣으니 홍차 맛이 깊어지는게 신기하다. 국물요리할때 사골농축액 한스푼 넣었을때 나는 녹진함이 살짝 느껴졌다. 홍차 티백을 우렸어도 어쨌든 홍차'물'인데 여기에 우유를 넣는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사라졌다. 홍차 마실때 우유는 필수다.
생각보다 홍차가 입맛에 맞아 돈이 아깝지 않았다.
 

우유꽃이 예쁘게 피면 기분이 좋은거라고 한다.

그리고 내가 홍차 마시는 재미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여유다.
홍차 한잔에 물 끓이는 시간, Tea가 우려나는 시간, 마시기 전 한김 식히는 시간, 차을 마시는 시간 끊어가면서 각기 다른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 시간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오직 홍차에 집중을 한다.
물이 끓으면서 살짝 습해지는 공기와 Tea가 우려나면서 짙어지는 향기와 한 김 식으며 얼굴을 감싸는 따뜻한 열기와 홍차 한 모금 마시고 목구멍부터 데워지는 몸의 온도를 느끼고 나면 뻐근했던 어깨가 말랑해지는 기분이다.
 
진짜 최고였다. 여유, 힐링이라고 하면 일상을 벗어나야지만 가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마주하는 공간에서 다이나믹한 여유를 가지게 된게 매우 좋았다.
 
유독 정신없는 오전을 보내고 커피대신 차를 마실까했던 사소한 선택이 내 인생에 하나의 구분선을 만들었다.
취미 카테고리에 Tea라는 목록이 추가됐다.
 
그렇게 나는 홍차를 마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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