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절약과 감량을 하고있다.
아니, 절약과 감량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건 아주 어렵다.
매끼 현미밥, 닭가슴살, 김치를 차리고 날씨가 추워진 요즘 국물을 추가해서 먹고있다.
눈에 띄는 체중감량은 없지만 배부르게 먹어도 활동량에 비해 살이 더 찌지 않아서 꽤나 만족스럽다.
여하튼, 감량에 대해서 신경쓰고 있다보니 최근 간식을 먹지 않는데
최근 알고리즘 점령당했던 영국티타임 영상 중 쿠키와 함께 먹는걸 봤고 언젠가 따라해야지 생각하며 엊그제 장을 볼때 쿠키 하나를 샀다.
그리고 식사를 하기엔 이른시간 출출해진 나는 홍차 한 잔을 우렸다.
홍차를 기다리며 여유를 담은 멍을 때리는 순간 사놨던 쿠키가 보였다.
생각을 하기도 전에 나는 홍차 한 잔과 쿠키를 같이 집어들었다.
식단어플에 내가 먹을 쿠키 3조각을 검색했더니 밥 한공기 칼로리였다.
이 쿠키 칼로리가 높은건 어느 정도 알고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전형적인 탄수화물 중독 한국사람인 나에게 쿠키 3개는 식사가 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감량을 하고있는 나에게 쿠키 3개 이상 칼로리를 더 섭취할 순 없었다.
엄청 고민한 뒤 나는 저녁식사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이건 나에게 식사와 함께먹는 하이티가 되었다.
원래 하이티라고 하면 고기같은 정말 식사가 되는 음식과 함께 먹어야 하지만 다이어터로써 칼로리만으로 봤을 땐 결코 뒤지지 않았다.
나의 첫 하이티는 '테일러 오브 헤로게이트 레드티' 와 '오리온 다이제 초코'다.
처음으로 쿠키와 함께 홍차를 마셨는데 맛있다. 평소 딱딱한 식감을 안좋아하는 나한테 홍차에 찍어먹는 눅눅한 쿠키가 입맛에 딱이다. 다이제 초코는 통밀로 되어있어 부스러기들이 입안을 거슬리게 할때 우유를 넣지 않은 스트레이트 홍차를 한
모금 마시면 깔끔해진다. 홍차 한 모금은 다이제 초코를 매번 새로운 맛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홍차 한 모금, 다이제 초코 한 입 메비우스 띠처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칼로리 검색을 안했다면 아마 한 통을 먹었을거다.
우유를 넣은 후에는 또 맛이 달라진다. 그저 개운하게 입안을 리셋시켰던 홍차가 우유를 넣으니 다이제 초코와 한편이 되어 입안에 풍성하게 채운다. 초코와 통밀이 부서질때 우유 넣은 홍차를 한 모금 먹으면 반죽하는 느낌된다. 질펀해진 질감이 입안을 돌아다니며 초코의 달콤함, 통밀의 구수함, 우유의 단백함이 골고루 묻어난다.
하이티라고 할 수 없는 티타임이지만 꽤나 좋았다. 쿠키 3조각이 나를 풍성하고 설레게 만들었다.
언젠가 스콘도 사고, 빅토리아 케이크도 사고, 크리스마스에는 레드벨벳 케이크를 사서 홍차와 함께 먹을 계획을 하고있었는데 설렌다.
쿠키를 다 먹은 뒤 철퍼덕 엎드리고 남은 홍차를 먹을 때 온전히 쉬고있는 기분이 들었다. 몸에 따뜻하고 달콤한게 들어와서 그런걸까?
나만의 하이티는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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